가끔 크루들이 물어본다. ‘피터는 왜 바로 취업 안하고 우테코에 왔어요?’
나는 다른 크루들보다 상대적으로 개발 경험이 있고, 인턴 경험도 있기 때문에 특히 물어보는 듯하다.
나는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에 왜 왔을까? 우테코의 30%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 초심으로 한 번 되돌아가보자. (지금은 우테코를 수료하고 회사에 다니는 중이라, 아래는 과정 한가운데서 쓴 그때의 기록으로 남겨둔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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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스킬을 키우기 위해서 (60%)
우테코에 들어온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을 강조하고, 커리큘럼으로 가지고 있는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은 우테코가 유일하다. 그만큼 우테코가 소프트 스킬에 진심이고, 소프트스킬을 키울 수 있는 환경과 다양한 장치들을 제공해준다.
하드 스킬은 혼자서 키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혼자서 찾아보고, 부딪히고,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이 하드 스킬을 키우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우테코에서는 이런 하드 스킬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 우테코 시간 중 절반은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 중에서도 데일리 미팅, 유연성 강화 스터디, 이끄미 수업, 다양한 스터디를 하다보면 하드 스킬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충분하지 않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드 스킬을 위한 시간이 부족한 것에 나는 굉장히 불안하고, 온갖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내 개발 실력이 도태되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과 ‘우테코에서는 개발에만 몰두할 수 없어’하는 불만이었다. 하지만 회고를 하고, 크루들과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코치님과 원온원을 한 끝에 나는 하드 스킬만으로 우테코에서의 시간적 가치를 계산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 시간 중 대부분은 소프트 스킬을 키우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나도 알게모르게 키우고 싶던 소프트 스킬을 하나씩 얻어가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소프트 스킬을 키우기 위해서 우테코에 온 것이고, 우테코에서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서 내가 원하던 소프트 스킬을 얻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테코에서 내가 얻은 소프트 스킬도 하나의 글에서 나중에 정리하면 좋겠다.
나는 왜 소프트 스킬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개발자도 말이 개발자이지, 결국에는 한 명의 회사원이자 팀원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가면 수많은 다른 회사원들과 부대끼며 생활하고, 팀원들과 협업하며 일을 한다. 이런 사회 생활과 팀원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프트 스킬이 필수적이다. 모르는게 있으면 팀원에게 ‘잘’ 물어봐야하고,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잘’ 설명해야하고, 내가 진행 중인 작업을 ‘잘’ 공유해야한다. 이러한 것들을 ‘잘’하는 사람이 곧 좋은 소프트 스킬을 가진 개발자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소프트 스킬을 ‘잘’하고 싶었다. 앞으로 30년간 회사 생활하며 온갖 상황에서 쓰일 스킬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프트 스킬을 키우는데 최적의 환경이 우테코라 생각했다.
이전에 인상깊게 읽은 소프트 스킬에 관한 글이 있어 첨부한다.
가령 Java, Javascript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전공 과목에 대한 지식은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학습한 지식들은 현업에서 일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됩니다. 일종의 "도구" 인거죠.
현업에서 일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할 수 있는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의 주체는 무엇일까요?
당연하지만 저는 사람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혼자서 학습하는 지식은 일을 하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도구보다 더 중요한건 일을 하는 사람 그 자체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목표 달성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고, 다양한 도구와 수단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하여 성과를 내는 것이 회사에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과정에 소프트스킬이 사용됩니다. 소프트스킬은 일의 종류와 상관 없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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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여유를 가지고 개발에만 집중하며 나라는 사람을, 개발자로서 나라는 사람을 알기 위해서 (30%)
나는 우테코에 오기 전에 이미 프론트엔드 개발을 2년 정도 한 상태였다. 외주 개발도 해보고, 예창패에서 웹앱 개발도 해보고, 팀 리더가 되어 프로젝트 개발도 해보고 인턴도 해보았다. 바로 취업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바로 취업하기에는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다.
바로 취업을 하기에 내 실력이 아직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시장이 너무 좋지 않다는 걱정, 바로 취업을 한다고 내가 행복할까 하는 걱정이었다.
첫 번째 걱정은 돌이켜보면 자기 검열이었던 거 같다.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에도 실력이 어느정도 있는 상황이었다. 인턴십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통해,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력의 인정을 어느정도 받은 상태이었다. 그럼에도 아직 나는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해..’라며 자기 검열에 빠졌던 것이다.
두 번째로 시장이 너무 좋지 않다는 걱정도 있었다.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고,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입 개발자가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진 상황이었다. 얼어붙은 시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이었다.
세 번째 걱정은 내가 취업을 바로 한다고 행복할까 하는 걱정이었다.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다고 과연 내가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을 시작한게 정말 취업 때문이었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이 재밌어서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취업을 하면 이 프론트엔드 개발의 흥미를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십을 하며 나는 내가 생각하던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모습이 조금 다른 것을 느꼈다. 회사 업무를 쳐내는데에 더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 행복을 먼저 찾고 싶었다. 프론트엔드 개발과 내 행복을 어떻게 함께 얻을 수 있을까. 앞으로 길면 30년 동안 일을 하게될텐데, 30년동안 프론트엔드 개발의 재미를 잊고 일만 하면 불행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라는 사람을, 그리고 개발자로서 나라는 사람을 알기 위해서이다.
나는 우테코에 오기 전 지난 2년간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준비하며 학교와 병행했다. 그래서 개발에만 집중한 적이 거의 없었다. 방학 기간에, 시험 기간이 아닐 때 짬짬이, 그리고 과제 제출하고 남는 시간 동안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마침내, 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2학점을 듣는 마지막 학기에 오로지 프론트엔드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 때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방법(운동, 책, 개발 등), 책의 소중함, 개발의 재미, 열등감에 대처하는 법, 내가 좋아하는 것 등 그 어느 시기보다 의미 있고 농축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아직은 더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기만큼 나에게, 그리고 개발자로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또 있을까 싶었다. 취업 이후에는, 학교 생활과 마찬가지로 회사 생활에 치여서 나에게 절대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테코 기간 동안 나라는 사람을, 그리고 개발자로서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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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잘하기 위해서 (10%)
나는 지금까지 개발 교육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컴퓨터공학과이기에 학교에서 개발 교육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컴퓨터 구조, 알고리즘, 자료구조 등의 이론은 실제 개발을 하기 위한 지식과 거리가 있었다. Spring을 이용한 서버 구축, Docker를 이용한 컨테이너 관리, 라즈베리파이를 이용한 IOT개발, React.js를 이용한 웹 개발 등 실습적인 교육도 있었다. 이 시간들은 돌이켜보면 상당히 유익하고 실전과 와닿는 교육이었던 거 같다.
그럼에도 ‘프론트엔드 개발’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우아한테크코스의 탄탄한 프론트엔드 개발을 들으며 한 계단씩 밟으며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국내에 우아한테크코스만큼 탄탄한 교육프로그램은 또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우테코에 왔다.
우테코 남은 기간 동안 나는 훌륭한 소프트 스킬을 갖추고 싶다. 훌륭한 소프트 스킬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부족한 소프트 스킬은 무엇일까? 부족한 소프트 스킬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내가 남들보다 뛰어난 소프트 스킬은 무엇일까?
우테코 남은 기간 동안 나는 나라는 사람을 찾고 싶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상황을 싫어할까?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뭐를 잘할까? 나는 뭐가 부족한 사람일까?
우테코 남은 기간 동안 나는 개발자로서 나라는 사람을 찾고 싶다. 나는 개발을 하며 어떤 포인트에서 재미를 느낄까? 앞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해야할까?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개발자를 잘 선택한걸까?
우테코 남은 기간 동안 나는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개발자로서 부족한 건 뭘까? 개발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앞으로 평생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전히 해소하고 싶은 질문들 투성이다. 우테코가 끝날 때쯤, 이 질문들에 대해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