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에 와서 나는 진심으로 ‘일이 재밌다’고 느낀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매일. 예전에 몰입이라고 하면 웹 메모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던 잠깐의 순간을 떠올리고는 했다. 내 주된 일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내 주된 일상인 일을 하면서 매일매일 ‘재밌다’고 느낀다.
이렇게 ‘내가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는 비결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니 사실 정답은 바로 나왔다. 비결은 바로 ‘몰입’이었다. 이 몰입의 중요성과 위대함에 대해서는 진작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 우테코에 들어가기 위해서 내가 몰입한 경험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서를 작성했었고,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라는 책에서 몰입의 중요성과 몰입의 방법들을 익히고는 했다. 그리고 1년 전, 우테코에 입학했다. 우테코에서는 핵심 문항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몰입’일 정도로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테코에 들어가니 막상 ‘몰입’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당시에 내가 ‘몰입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안했던 거 같다. 그런데 우테코에서 간접적으로 우리에게 ‘몰입’을 알려준 것일까?
신기하게도, 우테코를 수료하고 들어간 회사에서 제대로 된 몰입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막 의식하지는 않았다. 단지 ‘일을 잘하고 싶다’는 내 목표 하나 뿐이었다. 돌이켜보면, 우테코에서는 나는 몰입까진 아니지만 ‘집중’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는 했다. 헤드셋을 들고가서 바깥 소음을 차단해보기도 하고, 자리를 옮겨가며 집중을 해보기도 하고, 매일 ‘집중 일지’를 작성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만의 집중을 위한 환경을 찾아갔던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정리하면 ‘나는 우테코에서 나도 모르게 몰입에 대해서 배우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3개월 전부터 회사에서 매일매일 일을 하며 ‘몰입’을 경험하고 있다.
이 몰입을 나는 어떻게, 신기할 정도로 매일 실천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지금 몰입을 하면서 매일 일을 재밌게 하면서 회사에 다니는 건 좋은데, 언제까지 이 몰입과 일의 재미가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나중에 일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때 다시 몰입을 하기 위한 나만의 트리거를 만들고 싶었다. 이 순간을 잊지 않고 싶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건 ‘게임 이론’이었다.
게임 디자인 원칙이란, 플레이어에게 몰입감 있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지침이다. 이는 모든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더 게임에 푹 빠져 오랜 시간 게임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현질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나는 어릴 때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다. 메이플스토리, 롤, 카트라이더, 마인크래프트 등 많은 또래들이 하는 게임을 좋아하고는 했다. 솔직히, 폐인처럼 하고는 했다. 엄마, 아빠가 ‘커서 게임만 하면서 사는건 아닐지..’걱정하고는 했다고 한다. 그렇게 게임을 좋아했던 나이기에 이러한 원칙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는 신기했다. 내가 게임에 그렇게 푹 빠졌던 것이 전부 다 게임 개발자(및 기획자)의 설계였던 것이었다.
게임 디자인 원칙은 ‘함께 자라기’ 책 등에서 이야기하는 몰입의 조건과 거의 동일하다.
- ‘함께 자라기’ 책에서 이야기하는 몰입의 조건
- 적절한 난이도
- 내 수준보다 +1 높은 난이도
- 적절한 난이도
- 즉각적인 피드백
- 명확한 목표
- 게임 디자인 원칙
- 명확한 목표와 보상
- 명확한 목표 설정
- 명확한 목표와 보상
- 즉각적인 피드백
-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 플레이어 실력과 게임 도전 과제 사이의 균형
- 점진적 난이도 상승
- 그 외 : 게임적인 요소들
- 직관적인 UI와 어포던스
- 반복적인 프로토타입과 테스트
그렇다. 우리가 게임에서 느끼는 몰입과 일을 하는 등 다른 것을 하면서 느끼는 몰입은 같은 것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 게임에 미쳐살던 내가 일에서 이렇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 요소는 동일하니깐.
그래서 나는 게임의 각종 요소들과 일의 요소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생각해봤다.
- 게임에서의 미션/퀘스트 = 일에서의 업무
- 게임에서의 경험치 = 일에서의 성취감, 역량 향상, 배움
- 게임에서의 레벨업 = 일에서의 신뢰, 인정
- 게임에서의 직업 = 회사 내 직무
그래서 나는 일에서 그렇게 재미를 느꼈던 것이다. 일은 게임과 같으니깐.